담벼락 꼭대기에 장미 넝쿨이 살고 있다네
너무 높아서
너에게 갈 수가 없네
바람이 후욱 하고 불더니
네 얼굴이 바람에 밀려 잠깐 보였어
아주 예쁘더구나
내 마음을 알아챘는지
다시 얼굴을 내밀더니
하늘거리며 날개짓을 하네
빨간 꽃잎이
초록 날개를 달고 흔들거렸어
하늘로 올라가지도 못하고
땅으로 내려오지도 못하고
그 담벼락에 매달린 너
그래도 여전히 예쁘구나
그런 너를 사랑하고 싶어졌어
핏빛 같은 붉은 네 모습이
나를 황홀하게 만들었어
퇴색한 회색 담벼락에 붙어 있는 널
데려오고 싶어졌어
처음
살짝 보인 네 얼굴에 심장이 엄청나게 뛰었지
네가 흔들거릴때
내 마음도 흔들거렸어
네가 닿지 않은 곳에서
이미 널 사랑하고 있었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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