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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녀석이 집을 나갔어

일상의 조각들

by wind15 2025. 5. 24.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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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에
녀석을 찾아 나섰어
멀리갔으면 어쩌나 하는 조바심에
마음이 급해졌지
 
새벽녘 뒤척이다가
녀석을 쳐다봤는데
째깍이는 소리만 들릴 뿐
시간의 행방이 묘연해진거야
난 그때서야 
아차 하면서 녀석의 존재를 알아 보기로 했지
 
그런거 있잖아
존재도 일상이 되어버리면 잊게 되더라구
시간이 그랬어
뭐든지 그 녀석을 기준으로 하고
그 녀석에게 맞췄지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엄청난 결과를 초래 하기도 했으니까
 
그 녀석의 존재는 정말 대단했어
삶을 흐르게 했거든

그 녀석이 사라지기 전 날도 
여느 날과 똑같은 하루였어
녀석과 눈맞추며 일어나서
커피마시고 옷입고 출근하고...
 
그런 녀석이 집을 나가버린거야
아무런 말도 남기지 않은채
내 무심한 하루를 등에지고 사라졌어
 
일이 꼬이거나 풀리지 않을때
난 녀석을 몰아 붙이기도 했어
너 때문에 내가 늦었어
너 때문에 내가 놓쳤어
너 때문에 너 때문에
그렇게 타박을 해도
녀석은 묵묵히 곁에 있어주었지
 
늘 함께했던 존재의 소중함을 간과했던 거야
모든걸 당연하게 생각했어
내가 너무 늦게 깨달은거야
후회가 돼

마르셀은
녀석을 찾는데 13년이 걸렸다는데..
나는 어찌지
녀석이 더 멀리 가기전에 찾아야겠어
 
"어쩌면 아직 문 뒤에서 서성이고 있을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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