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가
발이 돌턱에 걸려 넘어졌어 "아쿠!"
그런거 있지
넘어지지 않으려고 하다가 잘못넘어지면 더 아픈거
내가 그랬어
차라리 그냥 순리?대로 넘어지면 덜 아팠을텐데...
무릎이 다 까졌어
우리 인생도
그러지 않을까 해
각자 저마다의 하루치 몫을 애쓰며 살다가
어느날 삶의 돌뿌리에 덜컥 걸릴때
속상하고 슬프고 괴롭고 아픈데
그러지 않은 척 하다가 더 많이 힘들었지
차라리 그때 나 '힘들어' '아파'라고 말했으면 좀 덜 힘들었을텐데...
까진 무릎에서 피가 났는데
그것보다 사람들 시선이 더 불편했어
창피해서 얼른 그 자리를 도망치듯 쩔뚝거리며 벗어났지
저만치 지나서 무릎을 보니 아팠어
아픈건
시간 차가 있을뿐이지 그 순간을 벗어난다고 사라지는 게 아니였어
돌턱에 걸려넘어진 내 무릎이나
힘듬에 걸려 넘어진 삶이나
피한다고 없어지는게 아니더라구
결국
그 상처는 언젠가는 마주하게 되니까
넘어졌다면
서둘러 일어서거나 피하려 하지말구
그 자리에서 잠깐 숨을 고르고 쉬어야 할 것같아
괜찮은 척 아닌척 하지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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