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에 흔치 않은 방이 하나 있는데
구두 수선방(아저씨 표현)이다
겉과 속이 얼마나 럭셔리 한지
지나가던 사람들이 한번씩 기웃거려서 명물이 되었다
구두수선 아저씨는 별명이 영화배우다
머리는 길게 늘어뜨리고(더워도 절대 묶지않으심)
꼭 흰색 캡모자를 쓰시고
의상은 검은색 셔츠에 청바지 신발은~~~슬리퍼 큭큭큭
옥에 티랄까
구두방 지붕은 꽃(조화)으로 뒤덮여있다(사진을 찍고 싶지만 넘 공개적이라)
안에는 웬만한 카페는 저리가라다
에어컨은 기본이고 커피를 마실수 있게 세팅도 되어있다
산지 얼마되지않은 워커가 바닥창이 사라져서 영화배우아저씨를 찾아갔다
"안녕하세요 이게 산지 얼마 안됐는데..."
"어디봐요 아니 이거 내가 못해 안신었네 가서 반품시켜 버려요 나쁜 놈들 이런걸 팔아"
뭐라 대답할 틈도 안주고 아저씨는 당신 신발인양 속사포처럼 화를 내신다
"돈 좀 줬겠는데 이건 고칠게 아니라 갖다 줘야지 반품하쇼 반품해"
난 당황해서 모기만한 목소리로
"근데 산데도 멀고 제가 시간이 없어서요 그냥 해주심 안될까요"(거의 애원)
"아깝잖아 그래서 그러지... 알았어 30분 있다와요"
(에휴^^;; 다행)
"더워서 그러는데 여기 있음 안될까요?" (나도 주책 이날 더무 더웠다)
"난 상관없는데 괜찬겟쑤 나랑 30분씩 얼굴보고 있음 불편 할텐데"
나는 그만 빵 터졌다
아저씨도 껄껄 웃으시더니 "커피라도 타드릴까 여기 커피값은 비싸 알죠"
아저씨를 알고 지낸지가 꽤 돼서 농담을 하신거다
아저씨는
지나가는 폐지 수거하시는 분들에게 꼭 커피를 대접한다(**믹스커피)
커피뿐만이 아니라 컵라면도 드린다
아저씨가 에어컨을 구두방(컨테이너 박스)에 설치한 이유가
손님들도 시원하게 하려는 것도 있지만 폐지 줍는 분들이 오며 가며 들려서 쉬다가라는 취지란다
참 대단하고 멋있는 분이다
아저씨도 부모님 없이 자라 고생을 많이해서 그런분들이 남 같지 않다고 하셨다
시간이 되어 아저씨께 갔다
근처 카페에 있다가 나와서 아저씨 커피도 한잔 샀다
아저씬 워커를 약까지 칠해서 닦고 계셨고
"어 그렇게 안해주셔도 돼요" 라며 커피를 건넸다
"아이구 웬 커피야 잘마실게 이거는 약칠 좀 해줘야 해 그래야 오래신는다구"
"아 괜찮은데..." 그렇게 20분은 더 닦아주신것 같다
"얼마예요?"
"됏어 그냥 가"
"엥@@ 아니 얼마드리면 돼요?
"그냥 가라구"
신발 만지는데 족히 4~50분은 걸리셨는데 돈을 안받으신다
"아니예요 얼마에요?" "그냥 가라니까"
아저씨랑 나는 도도리표
"커피 사다 줬잖아 그러니까 그냥 가"
아저씨 마음을 알기에 알았다고 하고 전시된 구두속에 돈을 넣고 나왔다
"거기 구두안에 돈 넣었어요 감사합니다"
나는 뛰었다 나 뛰는 거 잘 못하는데 아주 빠르게 뛰었다
"이거 안가져 가면 다신 오지마"
영화배우 아저씨 목소리가 아주 크게 들렸다
아저씨 꿈이 영화배우 였답니다
아저씨! 영화배우 보다 더 멋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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