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시게
잘 지내셨는가
지난번에 못한 술 한잔 하려는데 괜찮겠나
자네를 만나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나누고 싶구먼
언제부터인지
말을 하는것도 듣는것도 버거워 졌다네
말의 공해에
잦은 기침이 나오네 그려
아무것도 닿지않은 대화
그리고 실체없는 떠듦이 부담스럽네
그러다보니
목도 잠기고 마음이 마르네
자네는 요즘 어떠신가?
난 지금
아무 말없이
아무것도 묻지않고
내 숨죽인 한숨에
빈 술잔 채워주는 자네가 그립네
그러니
우리 잠시
무거운 세상 내려놓고
한잔 하세나
술 한잔에
버지니아 울프를 불러내는 객기도 부려보고
술 두잔엔
자네와 나처럼
오래 묵은 이름들 사이에 낡은 안부 하나쯤
남겨두고 말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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