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계절을 타는게 아니고
계절에 마음이 탑니다
길모퉁이에서 꽃분홍 새색시를 만났습니다
담벼락에 반쯤은 몸을 숨긴채
슬그머니 얼굴을 내보입니다
날아가던 직박구리가 맴돌며 괜한 날개짓으로 으시댑니다
꽃분홍 새색시는 관심이 없습니다
바람도 괜시리 한바탕 심술을 부립니다
꽃분홍 얼굴이 이리저리로 흔들리지만 아랑곳 하지 않습니다
이번에 내가 다가가서 물끄러미 쳐다봅니다
그녀도 나를 쳐다봅니다
그러다 이내
분홍 마음 한조각을 내어 줍니다
계절에 마음이 타는 나를 알고 있었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