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아슬아슬 줄타기 같은거
균형을 잃을까 긴장된 마음으로
아주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한 발을 내어본다
생각보다 괜찮다
이어 두번째 발을 들어 오르는 순간
중심을 잃었다
발 밑엔
낭떨어지 같은 불안이 있고
앞은 짙은 안개로 뿌옇다
어디로 가야하는지 어떻게 가야하는지 아무것도 알수 없지만
멈출수도 없다
되돌아 가기엔
너무 많은 시련을 거쳐 건너온 그 길이 두렵다
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첫번째 발을 뗀다
아까보다 수월하게 발이 움직인다
삶에
그냥은 없는거였다
바람이 불어 흔들릴때도
천둥 번개의 요란함도
비에 온몸이 젖어 떨때도
온전히 홀로 내몫의 값을 치러내야만
다음 발걸음으로 나아갈수 있는거였다
그렇게 한걸음을 옮겨
사랑도 만나고 이별도 만난다
울다보면 웃게되고
웃다보면 또 울게 된다
모든 감정이 엉켜
끝없이 이어지는 뫼비우스띠처럼
기쁨과 슬픔은
서로의 그림자처럼 따라 붙는다
사는건
어쩌면 감정의 띠 위를 걷는 일인지도 모른다
위태롭지만 멈추지 않고 흐르는 감정 속에서
우리는 다시 사랑하고
다시 견디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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