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묵언 식당

일상의 조각들

by wind15 2025. 4. 21. 22:33

본문

배가 많이 고팠다.
오랜만에 연락이 닿은 선생님들을 만나 맛집을 찾아갔는데
앵 휴무란다.
두번째로 맛있는 집이라고 나를 데리고 갔는데...
일단 줄을 서야했다.
사실 난 맛집보다는 편안한 집을 선호한다.
부산스럽게 먹는것도 그렇고 뒤에 누가 기다리고 있으면 밥이 안 넘어간다.
 
기다리니 번호를 불렀다.
바 형태의 식당이었는데 아무튼 주문을 했고 같이 온 선생님이 이 곳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었다.
"여기는요~"
그때 
온통 검정으로 치장한 아저씨(그 곳 사장님이셨다)가 손가락을 꾹꾹 누르며 테이블 위를 가리키고 있었고
우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아저씨 손가락을 놓칠세라 열심히 따라갔다.
'여기는 주인장의 뜻에 따라 조용히 식사를 하시고 얘기는 삼가해주세요'
오마이갓!!
여긴 묵언식당이었던거다.
순간 분위기를 감지했는데 
후루룩 후루룩 쩝쩝 달그닥 쩝쩝 소리만 났다.
그냥 밥만 오로지 먹기만 해야하는 곳이었다.
다른 어떤 일탈?도 용납이 안되는 곳이었던 것이다.
 
어쩌면 만약!
여기가 산속이었다면
우리는 단체로 머리를 깍아야 했을지도 모른다ㅜㅜ
 
결국 
묵언에 적응이 안된 속세인들은 식당을 나왔다.
 

 
 
 

'일상의 조각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풀꽃 반지  (3) 2025.04.23
그럼에도 살아가는 중입니다  (4) 2025.04.22
비와 소녀  (2) 2025.04.20
뫼비우스의 삶  (0) 2025.04.19
님은 갔습니다  (2) 2025.04.17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