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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살려고 애썼구나

사랑과 그리움

by wind15 2025. 3. 16. 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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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가~

버려진 화분에 삐죽이 나와있는 목숨

생명이 다한듯 삐쩍 마른 가지끝에 싹이 돋아있었다

가던 길을 멈추고 한동안 그 초록을 바라보았다

 

스스로의  삶에 대한 열망이었는지 아님 운이 좋았던 건지는 알 수 없으나 신기했다

생명력의 위대함 그리고 끈질김이다

생각해본다

나는 그렇게 살려고 애써본 적이있던가?

얼마만큼 최선을 다했던가?

열심히는 살았던가?

 

이미 그렇게 해온 익숙함에 습관처럼 움직였던 것 같다

마른나무가 되어 그냥 그렇게

오묘한 세상살이다

버려진 화분에 피어난 초록의 생명이 나를 부끄럽게 한다

 

아마 그도 그냥 부러지고 싶었을게다

메마르고 숨조차 멎은 나무 

버려져 길가에 내놓아졌을때 그는 자신의 초라함에 이미 모든 것을 포기했을테니까

그를 다시 살린건

그 자신이 아니라 비 바람 태양 그리고 가끔씩 자기를 바라보는 낯선 관심이 아니었을까

혼자지만 혼자가 아니었던 거다

 

혼란스럽다

하지만 오늘 본 초록이 앞에서는 아무 변명도 타박도 할 수가 없다

어쩌면 나는 그냥 살아낸거지 살아온게 아니였다

버려진 나뭇가지 초록이가

무의미하게 살아내려고만 했던 내 오랜 삶을 반성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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