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카(deca)는 열(10)을
메론(hemera)은(day) 날을 의미하며 그리스어에서 유래함.
수족관 이야기
우리집은 골목에서 첫번째집 마당이 있는 단층집이다.
꽃을 좋아하는 엄마가 철마다 새로운 꽃들을 피웠고
그꽃들은 엄마가 애지중지 가꾼거란걸 나중에서야 알게되었다.
우리집 담장은 그리 높지않아서 까치발을 하면 마당에 꽃들이 밖에서 보였다.
아빠는
만들기 대장님
뚝딱 하면 책꽂이가 나왔고 뚝딱 하면 신발장이 나왔다.
어느날
마당에서 비행기창문?으로 수족관을 만들고 계셨다.
아빠가 그렇게 설명을 해주셨었다.
그건 어항이랑은 차원이 달랐고 말그대로 대형 수족관이었다.
엄마가 아빠한테 뭐라고 하신 것 같은데 기억은 안난다.
아마도
"그걸 어디다 둘거냐"고 "누가 청소 할거냐"고 그랬던것 같다.
아빠는 아무말도 안하셨다.
온종일 걸려 만든 수족관은 결국 안방을 차지했고
거대한 유리상자 안에는 물이 가득차 올랐다.
동생들과 나는 반쯤 좁아진 안방이 불편하면서도 신기해했다.
출렁거리는 물이 바다같이 보였기때문이다.
수족관은 동생키보다 더 컸다.
지금 생각해보면
울 아빠는 정말 대단한 분이셨던것 같다.
발상이 천재급이셨고 그 통통 튀는 엉뚱함은 말할것도 없었다.
엄마는 그런 아빠가 감당이 안돼셨을것 같다.
나는 아빠의 그 엉뚱함을 사랑한다.
그런데 진짜 사건이 터졌다.
며칠이 지나서 수족관에 물고기들이 들어왔는데.
뭔가 이상해...
예쁘게 생긴 금붕어 그런 물고기가 아니고
내 팔뚝보다 더 큰 잉어랑 붕어 향어들이었다.
(물고기 이름들이 정확하지 않을수도 있다)
나는 진짜무서웠는데
동생들은 팔뚝만한 물고기들이 신기한지 깔깔대며 수족관에 코를 박고 있었다.
아빠가 한마디 하신다.
"어때 크니까 잘보이지"
큰게 물고기인지 수족관인지 헷갈린다.
엄마도 어이가 없으셨는지 웃으며 한마디 하신다.
"물 나 절대 안갈어요 아니 못해요"
수족관은 한동안 우리 가족에 중심이 되어 웃음과 행복을 주었다.
"아빠 아빠덕분에 전 그 시절이 참 포근했어요 그래서 많이 그리워요"
지금은
마당도 수족관도 아빠도 곁에 없지만
아빠가 만들어준 우리가족만의 작은바다는 영원히 내 가슴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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