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몽당연필을 좋아한다.
구름만큼이나 푸근하고 정감이 있어 좋다.
서점에 갔다가 우연히 본 몽당연필
커다란 투명 상자안에 가득차 있었다.
수많은 말과 마음을 눌러 담고 살아온 너를
한 동안 서서 가만히 바라보았다.
마치 그 수많은 연필들이 지나온 흔적을 쫒아가듯이 말이다.
얼마나 애썼을까
어느땐
누군가의 마음이 되어 사랑하는 이에게 보내는 편지가 되기도하고
때로는 이루지 못한 사랑에 이별을 써서 고하기도 했으리라.
멀리 계신 부모님께 안부를 전하며
친구에게는 우정을 호소하기도 했겠지.
오랜시간 조심스레 눌러쓴 마음들
모든 이야기를 다 쓰고 네 몫을 다하고서야
이 곳으로 온 너
너에게도 쉼이 필요했나보구나
그런 너에게 내 마음이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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